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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담긴 한국의 색, 오방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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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핸드폰에는 어떤 음식이 찍혀있는가? 이제는 음식을 단순히 맛으로 즐기는 시대가 아니라 인스타에 올려도 예쁘고 독특한, ‘인스타그래머블' 한 음식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처럼 정갈하게 담은 음식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심리적으로 더 맛있게 느껴지는 법. 아름다운 색감을 이용한 요리를 보는 순간, 터져나오는 탄성과 함께 너도나도 할 것없이 카메라에 담아 SNS에 올리는 모습은 우리에겐 전혀 낯설지 않다. 

오방색의 조화

"우주와 자연 그리고 사람이 하나 되어 살고자 했던 선조들의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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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나라 음식에나 독특한 컬러가 있겠지만 한식에는 한국의 컬러테마인 ‘오방색'이 활용된다. 오방색은 음양오행 이라는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다섯 가지 색으로 우리나라의 민족사상, 한의학, 전통공예, 전통복식, 건축물은 물론 '음식'에도 영향을 끼쳐 한국인의 삶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황색, 청색, 적색, 백색, 흑색으로 구분되는‘오방색’은 음양오행의 계절, 음식의 맛, 신체기관들과 연계되어 있다. 이런 오방색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어떻게 담겨져 있는 것일까.

청색

생명, 신생, 소원, 창조를 상징한다. 엽록소가 많이 들어있는 푸른 잎 채소는 우리 신체 중 간, 장 그리고 눈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세포 재생을 도와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붉은색

태양, 탄생, 정열, 애정을 상징한다. 붉은색 색소 리코펜이나 베타카로틴이 들어있는 토마토와 홍고추는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피를 맑게 해준다. 또한 예로부터 빨간 빛깔은 마귀나 나쁜 재앙을 강하게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 동지날에 붉은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이 생겼다.

흰색

흰색 은 진실, 순결, 자연을 상징한다. 플라보노이드 색소가 주로 함유된 대표 식재료 양파, 무, 도라지는 체내 저항력을 높여주며 폐와 코 기능을 향상시켜줌으로써 기관지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예로부터 흰색은 나쁜 기운을 막고 우리 몸에 활력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 우리 선조들은 백의민족이라 불릴 만큼 흰 옷을 즐겨 입었다. 더 나아가, 아이가 태어났을 때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서 흰 옷을 입혔고, 백일상에는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백설기가 빠질 수 없었다.


검정색

지혜, 죽음(소생)을 상징한다.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한 검정콩, 흑미, 미역은 체내 독소를 제거해 신장 기능을 강화시켜 피로 회복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죽음이 마치 낙엽이 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가 완전히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봄에 새싹을 다시 피우는 것처럼 소생을 뜻하며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한다.

황색

모든 사계절을 상징하고, 중앙을 나타내는 색이다.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함유된 호박, 당근, 오렌지는 식욕을 촉진하고 소화 기능에 도움을 줘 위 기능을 좋게 해준다. 노란색은 우주의 중심이라고도 하여 예로부터 왕의 옷을 만드는 고귀한 색으로 취급되어 왔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오방색의 각기 다른 식재료를 한 음식에 모두 담아 섭취하곤 했는데, 각 재료가 갖고 있는 색소에 따라 효능과 영양소가 다르므로, 영양학에 대한 지식이 없던 과거에도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능했다. 또한, 오방색의 음양오행적 사상으로 인해 식재료 간의 음양 조화를 중요시 여기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우리나라 고유 음식문화가 생겨났다. 이는 우리의 식문화가 세계 어느 나라의 식문화와 비교했을 때도 유일무이하게 하는 아주 절대적인 요소이다.

오방색 음식의 이로운 점

오방색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은 여러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각각의 색은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 고 있어, 몸 전체의 균형을 맞추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오방색 음식을 먹을 때의 주요 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영양소의 균형

오방색 음식은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신체 기능을 최적화 하고,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2. 면역 체계 강화

각각의 색깔 음식에 포함된 영양소들은 면역 체계를 강화시킨다. 예를 들어, 빨간색 음식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 해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3. 소화 건강 향상

오방색 음식 중에는 소화를 돕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들도 많다. 이는 소화 기능 개선과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4. 질병 예방

다양한 색의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다양한 항산화제와 영양소를 통해 심혈관 질환, 일부 암 종류,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5. 정신 건강 개선

색깔이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또한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식사가 색다르고 맛있게 보이 면 식욕을 자극하고, 식사를 즐기는 동안의 행복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6. 체중 관리

영양소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은 오방색 음식들은 건강한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준다. 자연스럽게 포만감을 느끼 게 하여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오방색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일의 식단에 다양한 색의 음식을 포함시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오방색의 음식들

오방색을 잘 활용한 대표 한식 메뉴로는 역시 비빔밥을 꼽을 수 있다. 비빔밥은 황(노른자)을 중심으로 청(시금치), 적(당근, 고추장), 백(콩나물, 백지단), 흑(고사리, 고기, 황지단)색의 고명을 얹어 이를 함께 비벼 먹음으로써 모든 재료가 하나의 음식으로 조화되는 음식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로, 궁중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신선로[청(은행, 미나리적, 파), 적(간전, 홍고추, 소고기완자), 백(백지단, 동태전), 흑(석이버섯, 표고전, 해삼전), 황(호두, 잣, 황지단)] 그리고 완전함•화합의 의미가 있는 구절판[청(오이), 적(당근, 소고기), 백(밀전병, 숙주, 백지단), 흑(석이버섯, 표고버섯), 황(호두, 잣, 황지단)]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탕평채, 호박전, 산적, 송편 그리고 메밀국수와 같이 많은 한식이 오방색을 갖추고 있다.


오방색은 각기 다른 색마다 다양한 함축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느 하나에 쏠리지 않고 모든 색상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음양의 조화와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해준다. 오늘 냉장고를 열어 밥상에 올라갈 다섯가지 색상의 식재료가 있는지 한번 체크해보자. 눈이 즐거울 뿐 아니라 건강까지 좋아지는 한국의 식탁으로 꾸며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