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 반찬을 먹는 다섯가지 방법
Rom America Banchan

김밥, 코리안 바베큐, 그리고 다음은?

지난해 미국을 열광시킨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트레이더조의 김밥이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출시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전 매장에 품절 사태를 일으킨 한류 제품으로 소개되었지만 사실 이것보다 은근하게 미국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의 대명사로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코리안 바베큐’ 입니다. 한인 타운 곳곳에 생겨나는 코리안 바베큐의 매력은 바로 눈앞에서 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를 한 상 가득 차려진 반찬들과 함께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이 얇아진 미국 사람들의 ‘가성비’ 높은 외식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코리안 바베큐의 성공은 에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 같이 단품 코스 요리에 익숙한 미국 사람들에게 메인과 함께 다양하게 곁들여 먹는 사이드 디쉬, 즉 반찬에 관한 관심에 까지 연결되었는데요, 오늘은 한국 반찬이 역사와 미국 사람들도 좋아하는 한국 반찬 다섯 가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눈으로 즐기는 한국 밥상의 비밀

미국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는 메인 디쉬외에 주문하는 사이드 디쉬는 별도의 금액이 부과됩니다. 물가상승으로 외식비가 부담이 되는 요즘 사이드 디쉬까지 주문이 부담스러운 요즘 한국 식당의 메인요리에 따라오는 푸짐한 반찬들은 미국 사람들에게 신선한 문화로 소셜미디어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쌀과 보리가 재배되는 곳으로 벼는 봄에 파종하여 가을에, 보리는 가을에 파종하여 초여름에 수확하기 때문에 일 년 내내 곡식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밥이 주식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반찬을 통해 보충해 오게 되었습니다. 음식을 먹었을 때 포만감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인 포만감도 중시하여 한 상 가득한 상차림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한국 밥상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레시피에 따라 조리하기보다는 집마다, 지역마다 다른 특색있는 재료로 조리하는 사람의 손맛에 따라 조금씩 다른 조리 방법을 따릅니다.


다양한 반찬의 종류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나물 반찬, 고기(생선)반찬, 젓갈류를 나누어집니다. 나물 반찬은 제철에 나는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물을 이용하여 만들기도 하고 말려서 저장해 둘 수 있는 것들은 겨우내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한 먹거리로 상을 채워주기도 합니다. 콩나물, 고사리, 고구마 순, 무말랭이 같은 반찬이 대표적입니다.

19세기 말 조선시대 양반 남성의 일상 식사. 명지전문대 백성현 교수 소장.

고기 또는 생선 반찬은 조림, 구이, 찜등으로 조리하게 되는데 소량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쌀이 주식인 한국에서 단백질과 다양한 영양 성분의 공급원이 되어 줍니다. 대표적인 요리에는 불고기, 삼겹살, 제육볶음 등이 있습니다. 고기의 양념시 다양한 전통 소스를 이용하는데 간장이나 고춧가루, 고추장등을 이용해 고기의 풍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젓갈류는 생선의 살이나 내장을 이용하여 소금이나 양념에 발효하여 먹는 음식으로 아직 미국에서는 대중화 되지 않은 음식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인기있는 ‘우마미’의 맛을 낼 수 있기에 조리시 양념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김치’도 젓갈이 어떤것이 들어가는가에 따라 다른 맛이 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맛보는 한국 반찬 5가지

1. 구이김


바다의 반도체라는 이름이 붙은 전 세계 생산량의 57% (2021년 기준)을 차지하는 세계 1위 품목이 있으니 바로 ‘한국 김’ 입니다. 바다의 잡초라며 미국인들의 관심 밖에 있던 이 음식은 슈퍼푸드의 열풍을 타고 셀럽인 카일리제너와 가수 앨리샤 키스등 미국의 MZ세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김제품을 계정에 포스팅하면서 김에 대한 인기는 연중 상승 중에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반찬보다는 스낵 개념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간이 갈수록 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밥과 함께 먹는 반찬으로써의 김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밥을 김에 싸서 한입으로 만들어 미니 김밥으로 먹을 수도 있고, 김을 부수어서 밥 위에 뿌려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밥에 스리라차나 마요네즈를 뿌려서 양념한다음 김에 싸 먹어도 김 특유의 감칠맛, 우마미로 인해서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Jenner recorded stopmi eating
Kylie Jenner Youtube

2. 멸치볶음 (fried anchovies)

Photo Credit by Stella&Spice 

먹는 데서 정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반찬을 한 번만 먹을 분량을 만들기보다는 여러 번 먹거나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만듭니다. 반찬은 혹시나 밥먹는데 찬이 없어 맨 밥만 먹을까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냉장고 속 반찬으로 가장 대표적인 반찬을 꼽으라고 한다면 한국인의 머릿속에는 바로 멸치볶음이 떠오릅니다. 잔멸치를 불에 볶아 간장 또는 고추장으로 맛을 더하여 볶은 다음 물엿으로 마무리해 짜고 단만의 조화를 완성합니다. 밥과 김, 김치, 멸치볶음만 있다면 간단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각종 견과류를 더해 고소함과 영양을 더하여 아이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필수 반찬으로 사랑받는 반찬입니다.

3. 마늘, 마늘 줄기 절임

산미가 가미된 시고 달큰한 절임(피클)은 세계 어디에서나 입맛을 돋워주는 사이드 디쉬의 대명사입니다. 한국 또한 다양한 채소들을 식초에 저장하여 사계절 반찬으로 애용하는데, 그중에 한 가지가 바로 마늘종 절임입니다. 한국에서는 ‘마늘종’ 이라고 불리는 이 마늘 줄기 절임은 식초와 설탕, 간장을 사용하여 식초 물을 끓인 다음 잘 씻어낸 마늘과 마늘 줄기를 함께 병에 넣어 며칠간 보관했다가 먹습니다.


밥반찬으로도 인기가 많지만 특히 고기구이와 함께 먹을 경우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고기에 없는 단맛과 신맛이 입맛을 돋구어 주기에 코리안 바베큐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반찬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의 레시피로 마늘 피클을 소개한 Kimchimari 님의 레시피를 활용하여 당신만의 마늘 절임을 만들어 보거나 롬 아메리카의 베스트 셀러중 하나인 마늘, 마늘 줄기 절임으로 밥상위를 채워 보시면 어떨까요? 

4. 무말랭이

무말랭이는 먹기 좋은 손가락 크기의 막대형대로 잘라 말린 것으로 신선한 채소를 먹기 어려운 겨울에 채소를 먹기 위해 만든 먹거리입니다. 아삭아삭한 생무의 식감과는 다르게 거미베어같은 쫄깃한 식감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무말랭이는 한국 마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지만 한국 마트가 없는 곳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래전부터 한국의 식자재들을 판매하고 있는 저희 롬 아메리카에서는 온라인으로 쉽게 무말랭이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 마른 무말랭이는 바로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7~8분 정도 담가 물을 모금해 한 다음 씻어서 헹군 후 조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식의 대표적인 블로거 망치 님의 블로그에 소개된 무말랭이 레시피를 활용해 보세요.

5. 고사리

Ways to prepare charye (ancestral rite) tables differ by region and household, but a common practice is to place on them tteokguk (rice cake soup), fruit, tea or alcohol. (Dongwon Group)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반찬은 고사리입니다. 한국에서는 제사 (집안에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는 날)날 특별한 상을 차립니다. 돌아가신 분들 위한 제사상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음식이 바로 이 고사리나물입니다.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만큼 단백질과 비타민, 칼륨이 풍부한 음식으로 말려서 저장해 사계절 먹는 한국의 대표적인 나물 반찬입니다.미국에서 한식의 대표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볼 때 가장 많은 답변 중 하나가 ‘비빔밥’인데, 이 비빔밥에 들어가는 중요한 나물 중 하나가 바로 이 고사리입니다.마른 고사리는 조리하기 하루 전날 물에 넣어 충분히 불려주고 15~20분 정도 끓인 다음 조리하셔야 고사리의 쫄깃한 식감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한식의 인기만큼이나 점점 널리 알려지고 있는 한식 문화에는 반찬이 있습니다. 밥 한 끼를 위해서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반찬을 준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반찬은 단순히 음식이 아닌 식사를 준비하는 한국 어머님들의 정성 어린 마음과 수고를 만날 수 있는 한국의 정서입니다. 오늘은 따스한 밥과 함께 반찬을 준비한 엄마의 밥상을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공유해주세요!